공급망(글로벌+역내) 아세안 재편 속 한국의 대응

세계의 공급망은 미국과 중국의 경쟁 구도 속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강화와 역내 생산기지 확충 움직임이 동아시아를 포함한 지역의 생산망 구조를 바꾸고 있으며, 이에 따라 아세안 지역이 다변화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은 이 흐름에 맞춰 공급망의 안정성과 성장 기회를 지키기 위한 전략을 모색 중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미중 경쟁의 여파로 아세안 역내 공급망 재편이 가시화되면서 한국의 대응이 중요해졌다고 분석한다. 미국은 자국 이익 중심의 정책을 강화하고 리쇼어링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새로 짜고 있으며, 이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의 규모가 다소 축소되거나 집중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롤백 가능성과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 등 정책 변화도 공급망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미국과의 협력은 여전히 필요하지만,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역내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는 국가들의 움직임이 뚜렷해졌다.

반면 중국을 둘러싼 디커플링에 대한 단선적 해석은 점차 벗겨지고 있다. 트럼프 2기 정책은 더 광범위한 국가와의 경제 관계 재설정을 목표로 하며, 동아시아 국가들은 미-중 갈등 속에서도 다변화와 대미 투자 확대를 추진 중이다. 제조업의 탈중국 흐름이 이 지역의 핵심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아세안과 인도도 글로벌 제조 공급망의 중요한 축으로 편입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미-일 무역분쟁의 역사적 교훈은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낮추기도 하지만, 다층적 협력과 다자 간 연결을 통해 위험을 분산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2025년 2월 7일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확인되었고,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와 기술 경쟁은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편 미국은 자동차와 반도체, 의약품 등에 4월 초 25%의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하는 등 역내 규범과 규제의 재설계에 나섰다.

한국의 대응 역시 아세안 역내 공급망 재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의 정책 기조는 공급망의 다변화와 현지 생산 기반의 확충, 그리고 기술 협력과 디지털 전환을 통한 관리 체계 강화로 요약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이 역내 생산기지 다변화와 함께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미국·유럽과의 협력은 지속하되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또한 규제 조정과 함께 재생에너지와 첨단 기술의 도입으로 공급망 관리의 신뢰성과 탄력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 같은 방향에는 아세안의 직접 투자 기조와 연계된 협력 확대도 포함된다.

아세안은 글로벌 제조 공급망의 중심 축으로 자리매김하며 연쇄적이고 전략적인 직접투자를 유지하는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에서 벗어나 미국과의 관계를 다각화하려는 노력이 강조되면서, 한국의 투자와 협력도 이 지역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동아시아의 주요 역내 동맹국들과의 협력 강화도 함께 추진되며, 역내 공급망의 안정성 확보와 비용 관리 측면에서 상호 보완적 효과가 기대된다.

다극화된 글로벌 공급망의 구조 속에서 정책 변화의 예측 불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유럽의 정책 여건 변화, 동아시아 지역의 협력 재편은 공급망의 안정성과 비용 구조, 그리고 공급처 다변화의 필요성을 동시에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현지화와 다변화, 다자 협력의 강화를 통해 대응력을 키워야 한다. 지역 내 성장 동력인 아세안과의 협력은 한국의 제조업 재편과 성장 전략에 시너지를 낼 수 있으며, 정책과 기업 간 협력이 강화될 때 공급망의 탄력성과 경쟁력이 동시에 높아질 것이다. 앞으로도 한국은 글로벌과 역내 공급망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 로드맹을 추진하며, 아세안의 성장과 국내 산업의 재구조화를 서로 보완하는 방향으로 정책 설계에 나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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